워홀기자단으로 글을 쓰던 나날들 (1)
네이버의 유명 워홀 카페에 워홀 기자단을 신청하면,
4개월차 요금부터 25달러~50달러가량의 요금할인을 받을 수 있다.
이는 한달 핸드폰 요금의 50%~90%에 달하는 가격이므로
나는 워홀 기자단을 신청했더랜다.
워홀 기자단으로서 작성한 몇 가지의 포스팅이 있는데,
이대로 카페에만 버려두기는 아까워 나의 블로그로 포스팅을 옮겨와본다.
글의 목적이 "다른 사람들에게 정보를 제공"하는 것이기 때문에 문체가 조금 이상하긴 하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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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낭만붕어빵의 토론토 일지]
#0. 토론토에 발을 딛다
드디어 오지 않을 것만 같은 날이 왔습니다.
현실감없이 잠에서 일어나 현실감없이 공항으로 향했고,
출국장으로 향하는 검사장 앞에서 부모님과 작별인사하며 어머니가 눈물을 보이실 때,
그제서야 현실감이 확 들더라구요.
비행기 탑승시각이 좀 남아서 탑승동 4층 의자에 누워있었는데 이제 정말 혼자구나 라는 생각에 마음이 복잡했습니다.
그런데 뭐 어쩌겠어요. 제 손으로 지른 일이니까...
대한항공 직항타고 토론토로 바로 날아갔습니다.
역시 국적기라 첫 단추부터 스트레스 받을 일은 없었네요.
13시간가량의 비행을 잘 마친 후에 피어슨 공항에 내려 입국심사를 잘 마쳤습니다.
별 질문 안받았어요. 서류만 잘 준비하시면 될 것 같습니다.
20대 여자라서 괜히 안좋은 쪽으로 오해받을까봐 잔고증명서까지 가져갔는데 다 필요없었습니다...젠장...
입국심사땐 금방 줄이 줄었는데 퍼밋 심사땐 좀 오래 기다렸네요 ㅠ
룰루랄라 워크퍼밋을 받아 날짜와 개인정보가 제대로 되어있는지 확인하고 룰루랄라 공항으로 나오는데...
아차..
생각보다 공항이 무척 크고 복잡합니다..
우버를 타려면 Terminal 1의 A출구로 가야하는데 대한항공은 Terminal 3에서 내려주거든요.
Terminal 1으로 향하는 표지판을 따라가니 DEF 출입구만 나오고...그렇게 헤메다보니 파란조끼를 입은 공항 관계자분(welcoming팀이신듯)이 절 도와주셨어요.
셔틀트레인을 타야 터미널1로 갈 수 있더라구요. (공짜입니다)
마치 인천공항에도 저가항공 이용시에 셔틀트레인 타고 이동해야하는 것처럼요.
무튼 친절한 분 덕분에 무사히 우버를 타게 됩니다.
전 이스트요크 지역에 숙소를 잡았는데 우버 구글 프로모션 받아서 저렴하게 왔어요.
지하철보다야 비싸지만 만족합니다.
너무 피곤했고 짐도 많았고.... 기사분도 친절하셨습니다.
한가지 팁을 드리자면 우버는 캐나다도착하셔서 캐나다 번호로 만드세요.
캐나다 번호가 없다보니까 매칭을 해놔도 전화가 안된다는 이유로 취소당하기도 하더라구요.
절 담당해주셨던 기사분은 왠 아시안여자가 뭘 애타게 기다리면서 폰을 계속 보길래 저인걸 알아봤다고 ㅋㅋㅋㅋㅋㅋㅋㅋ
뭔가 말이 길어지네요.
오늘이 넘나 다이나믹했던것.
어쨌든 결론은 무사히 임시숙소에 도착했고,
내일은 SIN 넘버 / 은행계좌 / 집 두군데 보러가는게 목표입니다. 호스트분이 11시 반에 같이 장보러가자해서 시간이 될진 모르겠지만요 ㅋㅋㅋ
마음은 아직까진 복잡합니다.
공항에서 봤던 어머니 눈물이 잊혀지지않았기 때문일까요.
어서 적응했으면 좋겠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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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SIN넘버/계좌개설/집구하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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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낭만붕어빵의 토론토 일지]
#2. 집을 구하며 느낀 것들에 대해.
#2_1. 오늘은 토론토에 온지 딱 3일째 되는 날입니다.
다운타운은 아직 한번도 못가보고 노스욕과 임시숙소를 들락날락거리며 집을 구경하고 다녔었는데요.
지난번 후기 보신 분들은 알겠지만 이틀째에 집을 세개나 보러 갔었습니다.
결론은 세 개 다 FAIL...
뭔가 딱 "그래 이집이야!"하는 느낌이 없었습니다.
처음 집을 보러 갔을때는 뭔가 에너지가 넘치고 긍정적이었는데
한 세개쯤 보러 가게 되니까...이게 나름대로 좀 지치더라구요.
일일히 호스트들과 약속을 잡고, TTC 타고 왔다갔다하고...
중간중간 애매하게 남는 시간동안 시간 때우려고 여기저기 걸어다녔더니 ...
임시 숙소로 돌아오는 길엔 마음이 좀 착잡했습니다.
집이 구해져야 뭔가 안정적인 느낌이 들텐데..
좋은 집을 구할 수 있을까 싶고..
그렇게 토론토 이틀째를 보냈더랍니다.
#2_2. 하루에 집을 3개씩 보러다니는 건 육체적으로도 정신적으로도 힘들다는걸 깨닫게 된 전
조금 더 마음을 느긋하게 가지기로 합니다.
인터넷에 올라온 룸렌트 글들을 보며 정말 마음에 쏙 드는 곳만 하루에 한곳씩 가보기로..
그렇게 해서 오늘 집을 하나 보러가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그 집이 완전 마음에 쏙 들었어요.
딱 느낌이 왔습니다.
렌트비 자체는 예상했던 예산보다 조금 초과했지만,
기본적인 유틸외에도 이것저것 공짜로 제공해주는 것이 많고
내부에 GYM을 "무료"로 이용할 수 있어서 gym등록하려고 했던 돈을 아낄 수 있는데다가,
건물이 영스트리트에 위치하고 있어서 위치가 완전 핵깡패였습니다.
어제봤던 베이뷰쪽 집도 위치가 깡패라고 생각했는데 여긴 핵깡패였어요.
진짜 거짓말안하고 코앞이 공공도서관이랑 큰 식료품 체인점, subway 노랑이라인..
넘나 마음에 들어서 필수적으로 체크할 사항 몇가지만 체크하고 바로 계약하고 나왔습니다.
너무 행복했습니다.
집이 생긴다는건 좋은거네요.
순식간에 안정감을 찾는 느낌이더라구요.
#2_3. 친구도 가족도 하나 없는 이 타국 땅에서,
집을 구하지 못해서 or 사기당할까봐
출국 전 한달정도 맨날 키지지랑 한인카페, craigslist를 들락날락거렸습니다.
거짓말안하고 조건 필터링해서 올라온 모든 게시물들을 다 일일히 본듯..
네..한국에선 제가 불면증이었거든요. 잠도 안자고 계속 폰으로 주구장창 렌트글 구경하고 있었음...
그걸로도 모자라 임시 숙소도 3주씩이나 예약해뒀는데..
캐나다 도착 72시간만에..하하.....그것도 즉시입주가능한 곳으로 구하게 됐네요.
운이 좋았던 걸수도 있지만..
제가 너무 겁먹었었나 싶기도 했습니다.
다시 입주얘기로 돌아가서
당장 입주가능 조건이었지만 임시숙소의 호스트분이랑 같이 조금 더 지내고 싶어서 입주일을 조금 늦췄습니다.
이사 후기는 나중에 다시 카페에 올릴게요.
#2_4. 집을 구하며 느낀 것들
오늘 게시글의 메인 섹션입니다.
제가 개인적으로 느낀 것들이므로 꽤 주관적입니다.
그냥 참고만 하세요.
_ 토론토는 크레이그리스트보단 키지지가 더 활성화되어있는 것 같다
: 출국전 한달동안 눈팅해본 결과, 크레이크는 중복 게시물이 넘나 많아요. 똑같은 방이 계속해서 올라오는 느낌... 생각보다 유저수가 적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반면 키지지는 새로운 게시물의 비율이 꽤 많아요. 중복 게시물이 아예 없는건 아니지만... 크레이그스리스트에 비하면 유저수가 많은 것 같습니다. 어디서 봤는데 캐나다 서부는 (벤쿠버쪽) 크레이그스 리스트가, 캐나다 동부는 키지지가 활발하다고 하더라구요.
_ 아파트라고 해서 다 좋은건 아니다
: 우리나라 아파트랑 다릅니다. 신식 아파트가 아닌 이상 낡은 아파트도 되게 많구요. 냄새도 안좋고...바퀴벌레도 출몰한대고..
_ 게시글에 올라온 도보 xx분을 믿지말아라.
: 도보 5분 거리 도보 10분거리요? 대부분은 살짝 과장을 보탠 거짓말입니다. 가장 믿을 수 있는건 구글맵이에요. 구글맵에 위치 찍어보면 도보시간 나오는데 그게 제일 정확합니다.
10분거리랬는데 최소 15분~20분거리였음 ㅂㄷㅂㄷ
_ 사진에 속지 말 것
: 한국에 비하면 캐나다의 사진들은 비교적 정직한 편입니다. 하지만 믿지 마세요.
사진이 넘나 좋아보였는데 실제로 보니 어둑어둑하니 구릴수도 있고
사진으론 썩 별로였는데 실제로 보니 아늑하고 좋을 수도 있습니다.
_ 직접 가서 보고 직접 결정하는게 짱
: 제가 한국에서 2년정도 자취할때도 원거리 거래는 안했습니다. 직접 봐야돼요. 룸메이트들은 어떤지, 그 집의 분위기는 어떤 편인지, 주인분은 어떤 분이신지는 게시글을 통해 확인하기가 어렵거든요.
_ 뷰잉 약속은 최대한 빨리 잡아라
: 당장 오늘, 아니면 당장 내일 아침이라도 좋습니다. 남들보다 빨리 약속시간을 잡으세요! 먼저 연락한 순서는 상관없습니다. 먼저 직접 집 보러간 순서가 먼저입니다. 좋은 집은 진짜 금방 나갑니다. 2시에 약속잡고 2시 맞춰오고있는데 1시에 뷰잉했던 사람이 먼저 계약해서 헛걸음하게 될 수도 있어요. 이런일이 정말 허다합니다. 저도 몇번 당하고나서는 당장 시간되는대로 보러가거나 아침일찍 보러갔습니다. 이게 정말 꿀팁이라고 개인적으로 전 생각함.
_ 호스트를 확인해라
주인분 하니까 더 얘기하겠는데, 집을 호스팅하는 주인분이 어떤 분이시냐가 정말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이건 제가 한국에서 자취하면서도 뼈저리게 느낀 것들이었는데요.
저의 자취 경험에 빗대어 주인분이 두가지 중 하나라도 해당되면 패스했습니다.
첫번째, 방을 보러 갔는데 그 방 세입자에게 사전 노티스 주지않고 방 구경시켜주시는 경우
-> 1년후에도 저에게 같은 일이 일어나게 될겁니다. 침대에서 쉬고있는데 주인분이 갑자기 낯선 이와 함께 방문을 활짝활짝. 이거 은근 스트레습니다. 미리 말씀을 드려도 많은 주인분들은 이게 왜 문제가 되는지 이해를 못하십니다.....내가 세놓는 방인데 뭐 어떻냐며..
두번째, 보자마자 반말
->좋게 말하면 한국인의 정이요, 나쁘게 말하면 무례함입니다. 좋게좋게 "응~~그렇지~? 그래애~, 이해좀 해줘~" 하면서 뒷통수치고 학생 힘들게 하는 주인분들 여럿봤습니다.
_ 렌트 영수증은 생각보다 생소해하시는 분들이 많다
: 한인 기준입니다. 외국인분들은 어떤지 모르겠네요. 정색하면서 싫어하시는 분들도 있고, 조금 생소해하시면서 어떻게 하면 되는지 물어보는 분들도 계십니다.
_ 작은 수첩과 펜을 준비하기
: 맨손으로 갔다간 집구경만 우와아앙 하다가 (+집주인분의 화려한 언변에 휘말려) 정작 해야할 질문을 하지 못하고 나올까봐 수첩과 펜을 준비해 간단히 메모했습니다.
_ 꼭 첫달+마지막달 렌트비를 계약당시에 전부 지불할 필요는 없다
: 계약금 명목으로 일부(100불에서 200불사이)만 미리 지불하고 나머지는 이사하는 날 드려도 됩니다. 사실 이게 더 안전하잖아요? 계약금도 좀 불안하긴하지만, 집주인 입장에선 일방적으로 약속이 파기될수도 있는거니까 충분히 이해는 갑니다.
_ 아래는 제가 수첩에 적었던 체크사항들입니다
: 정확한 입주일
: 유틸리티 포함 한달에 얼마인지
: 총 몇명이서 쉐어하는지
: 성비는 어떻게 되는지 (여자만 사는집인지 / 남자만 사는집인지/ 혼성인지)
: 주인분과 같이 사는지 따로 사는지
: 공용 냉장고는 어떻게 사용하는지 (개인별로 공간을 할당하거나 / 다함께 장보고 다함께 해먹거나)
: 온수는 잘 나오는지 (양해를 구하고 직접 세면대에서 틀어봄)
: 냉난방 유무
: 방에 창문이 있는지 (제겐 몹시 중요한것. 방에 햇빛이 들어와야 합니다.)
: 제공되는 가구들은 어떤 것들인지 (어떤 집은 매트리스만 달랑 제공하기도 하고, 어떤 집은 제대로된 침대부터 시작해서 책상의자스탠드까지 다제공해줍니다)
: 화장실은 몇명이서 쉐어하는지 (개인적으로 4명 이상부터는 그냥 FAIL 줬습니다)
: 식료품점은 도보 몇분 거리에 있는지 (사먹는거 비쌉니다. 해먹는게 쌉니다. 그러기위해선 식료품점이 가까운게 좋겠죠? 큰 체인점이면 좋습니다)
: Subway station에서 얼마나 가까운지
: 안전한 지역인지 (구글에 Toronto crime map 쳐보면 대충 나옵니다. 뭐 제가 찾아본 인터넷 풍문에 의하면 제인&핀치 지역이 위험하다더군요. 그 한인분들 많이 사는 핀치 말구요. 제인앤핀치라고 북서쪽에 있습니다.)
: 키 디포짓은 얼마인지 (300불 400불 이렇게 요구하면 의심을 해보시는게...)
: 최소 계약기간이 있는지
: 벌레,쥐가 있는지 (집주인분이 솔직하게 얘기 안해줄 확률이 높습니다. 그냥 냄새랑 건물 상태보고 얼추 유추할 수 밖에..)
네 좀 체크사항이 많죠..?
집은 저에게 몹시 중요하기 때문에..ㅎㅎ...참고만 하시와요
#2_5. 아마 많은 분들이 왜 한인 집 위주로 제가 알아보는지 좀 의아해하실겁니다.
어디까지나 개인차입니다.
한인 집이라고 무조건 나쁘단 법도 없고
외국인 집이라고 무조건 좋단 법도 없습니다.
개인적으로 저는..
같이 살면 의도치않게 여러가지 일로 부딪치고 오해도 하게 되고 그럴텐데 스트레스 받을 것 같아서요, 문화권도 워낙 다르고 할테니까... 저한텐 당연한게 홈메이트에겐 넘나 무례한 것일수도 있고, 반대로도 그럴 수 있구요.
그래서 같은 문화권&말이 통하는 한인 집 위주로 알아보되 가족 집은 피했습니다. 젊은 사람들끼리 으샤으샤 하는 분위기가 좋아서요.
키지지 진짜 엄청나게 들락날락거렸는데 막상 캐나다에 오고나서는 키지지 거의 안들어갔네요..
다만 이건 어디까지나 개인의 선택.
모든 건 다 장점과 단점이 있기 때문에 본인이 원하는 걸 택하세요.
#2_6. 으 진짜 이제 한시름 놨네요. 슬슬 공부하면서 10월 구직을 준비해야겠습니다. 9월은 적응기 가지려구요. 영어 잘하는줄알았는데 완전 우물 안 개구리였네요 ..ㅠ퓨,ㅠㅠㅠ
임시숙소는 결과적으로는 2주이상 오버부킹한 셈이 되어버려서, 호스트분과 이야기를 좀 했습니다. 최대한 예의를 갖춰서요. 좋게 잘 마무리 되었습니다. 지금도 같이 야구를 보고 있는..... (토론토 제이스 블루팀 경기를 보는데 한화에서 몇번 본 수비가 겹쳐나오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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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들을 쓸 때는 임시 숙소에서 지낼 때라 B의 거실에서 열심히 타자를 두드렸던 기억이 난다.
굉장히 옛날같은데 아직 두 달도 채 되지 않은 나날들.